서문: 철학과 실행 사이, 고립된 확신의 균열

202x년 상반기. 지주사의 모의 해킹 결과 보고서에 “WAF 미도입 구간에서 SQL Injection 가능성 확인”이라는 문구가 담겼을 때, CISO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보고서 문장은 단정했고, 공격은 고전적이었으며, 방어는 없었다.

“내가 틀린 건가? 아니면, 그들이 내 의도를 오해한 건가…”

CISO는 신념이 강한 리더였다. 그는 “IPS + 보안 내재화”라는 전략으로 WAF 도입을 생략해도 충분히 방어 가능한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도 수년간 이 전략은 조직의 위협 탐지와 사고 예방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외부의 경제 위기와 내부의 구조조정은 상황을 바꿨다. 예산 삭감 요구가 전사적으로 이어졌고, 그중에서도 **‘눈에 덜 띄고, 사고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 보안 진단 예산’**은 가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대상이었다. CISO는 전체 보안 예산의 일정 비율을 절감하는 대신, 진단 예산을 ‘반의 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취약점 지표는 더 이상 제기되지 않았다. 그는 취약점 지표의 정량화를 오히려 금지했고, 대신 ‘진단 계획’만 보고받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철학을 믿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그 철학이 작동하는지 확인할 시스템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단 하나의 SQL Injection이, 철학, 실행, 신뢰를 모두 무너뜨리고 있었다.


리더십 진단: 철학, 현실, 실행력 간의 삼중 간극

1. 철학적 확신: IPS로도 충분하다는 전략

CISO는 Snort 기반 IPS의 룰셋 튜닝과 개발 보안 프로세스를 통해 WAF가 제공하는 기능 대부분을 조직 내부의 기술적 실행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도, 이는 단기간에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HTTPS 기반의 암호화된 트래픽, HTTP 파라미터 조작, L7 동적 요청 등은 IPS가 구조적으로 커버하지 못하는 공격면을 남겨두었고, 결과적으로 WAF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공백을 만들어낸 셈이 되었다.


2. 현실적 제약: 예산 삭감과 조직의 전략적 선택

202x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업 경영 위기는 CISO에게 현실적인 선택을 강요했다. 전체 보안 예산은 건드리기 어려웠고, 사고 발생 위험이 낮아 보이는 진단 예산을 1차 삭감 대상으로 선택했다.

  • 외부 진단 → 내부 점검으로 전환
  • 점검 주기 → 연 1회 또는 예외 기반 제한
  • 취약점 지표 → 수치 수집 중단, 계획 위주 보고

이러한 조치들은 일시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있었지만, 보안 위험의 체계적인 측정과 교정 루트를 단절시켰다.


3. 실행력 착시: 조직 보안 내재화의 실패

개발팀을 중심으로 보안 가이드를 배포하고, 자동 점검 도구를 일부 배포했지만, 보안 내재화는 정착되지 않았다. CI/CD 파이프라인에 점검이 통합되지 않았고, 교육은 단발성 이수에 그쳤으며, 개발자는 여전히 보안을 **‘남의 일’**로 여겼다.

즉, 문서로만 존재하는 SDLC는 있었지만 실행으로 이어지는 조직적 공감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결론: 철학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실행되지 않은 철학은 전략이 아니다.

CISO는 보안 철학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했지만, 그 전략이 현실에서 작동하기 위한 조건 — 조직의 역량, 실행 체계, 문화적 기반 — 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결국, 실행되지 않은 철학은 전략이 될 수 없으며, 그 간극은 보안 리스크로 현실화되었다.

  • 철학은 현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 전략은 측정될 수 있어야 한다.
  • 실행은 조직의 문화와 일치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건 철학의 폐기가 아니라, 그 철학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되살리는 전략적 조정이다.


보고서: 웹 애플리케이션 방어 전략 유효성 평가와 대응 제안

1. 서론

최근 모의 침투 테스트에서 특정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이 발견된 것은, 우리 조직이 지향해온 웹 애플리케이션 방어 전략의 현실 적합성에 중요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CISO님께서는 그동안 “특정 방화벽 솔루션 없이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철학을 견지해 오셨습니다. 이는 해당 솔루션의 한계와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신중한 판단에 기반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취약점 노출은 해당 전략이 실제 환경에서 충분히 구현·작동되지 못했음을 시사합니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를 현장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앞으로 우리의 웹 보안 전략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안드리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는 CISO님께서 질의하신 사항에 대한 종합적인 답변 보고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前 성남시장)의 리더십 모토인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아무리 훌륭한 보안 전략과 철학도 실제 운영 현장에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번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사건은 우리의 보안 철학이 현실의 공격 시나리오에서 어떻게 검증되는지 보여준 사례로서, 전략과 현실 간의 간극을 직시하고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웹 애플리케이션 방어 전략의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고, 현재 운영상의 한계를 짚어본 뒤, 향후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 웹 애플리케이션 방어 전략의 철학과 의도

CISO님이 특정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솔루션 도입을 꺼려온 데에는 몇 가지 철학적·현실적 판단 근거가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안의 본질 추구: 특정 보안 장비에 의존하기보다, 애플리케이션 자체의 보안성을 높이고 개발 단계에서 취약점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신념입니다. 특정 방화벽 솔루션은 시그니처 기반 차단에 한계가 있고, 새로운 공격 기법이나 우회에는 무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짓된 안전감(false sense of security)**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CISO님 철학은 “근본 원인을 해결하자"는 것으로, 개발 보안 역량 강화를 통한 근원적 방어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 대체 통제 수단 활용: 특정 방화벽 솔루션 도입을 생략하는 대신, 네트워크 단계에서 방화벽 및 침입 방지 시스템(IPS)으로 악성 트래픽을 차단하고,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는 보안 코딩 가이드라인 준수와 **정기적인 코드 취약점 분석(SAST)**을 통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전략이 수립되었습니다. 또한 필요한 경우 웹서버의 보안 설정 및 데이터베이스 서버의 방어 기법(예: Stored Procedure 사용, ORM 활용 등)으로 웹 공격을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Secure SDLC를 강화하고 DevSecOps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특정 방화벽 솔루션 부재를 만회하려 한 것입니다.
  • 비용 및 운영 효율 고려: 상용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솔루션은 초기 도입비와 운영 인력 투자 대비 실제 공격 방어 효용이 불확실하다는 현실적 고민도 있었습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해당 솔루션을 도입하지만 제대로 튜닝하지 못해 유명무실해지거나, 오탐지로 인한 서비스 장애를 우려해 모니터링 모드로만 운영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한정된 보안 예산 하에서, 특정 방화벽 장비보다는 필수 보안 인프라(방화벽, IPS 등)와 개발 보안 교육 등에 자원을 투자해 왔습니다. 이는 ROI 관점에서 해당 솔루션 투자 대비 효과가 낮다고 본 것입니다.

정리하면 CISO님의 웹 애플리케이션 방어 전략은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에 의존하지 않고도 우리 시스템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도전적인 목표였습니다. 이러한 철학에는 업계 일각의 견해도 일부 반영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OWASP 등에서는 웹 방화벽이 유용하지만 안전한 코딩, 입력 값 검증 등으로 애플리케이션 자체를 탄탄히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OWASP SQL Injection Prevention Cheat Sheet 참조). CISO님의 의도는 바로 이러한 “근본 대비책 마련"에 있었으며, 특정 방화벽 솔루션 미도입은 방치가 아닌 다른 방식의 방어 강화를 의미했습니다.


3. 현재 보안 운영 현황: 전략과 현실의 간극

이상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보안 운영 상태를 살펴보면 CISO님 철학의 구현이 미흡한 부분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현재 우리 조직의 웹 보안 관련 운영 현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네트워크 경계 보안 위주: 웹 서비스 앞단에 방화벽과 **네트워크 침입 방지 시스템(Snort 기반)**을 배치하여 알려진 공격 차단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L7 계층(애플리케이션 계층)에 특화된 보안 장비인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이 없으므로, HTTP/S 웹 트래픽에 담긴 세부 공격 Payload에 대한 정밀 필터링은 제한적입니다. Snort IPS의 웹 공격 탐지 룰은 기본적인 웹 취약점 공격 패턴 등을 포함하고 있으나, 우회 기법이 적용된 공격이나 신규 변종 공격에 대해서는 탐지율이 낮습니다.
  • 애플리케이션 보안 점검 미흡: 개발팀에서 보안 코딩 가이드가 배포되어 있었지만, Secure SDLC 프로세스가 엄격히 지켜지지 않아 코드 리뷰나 정적 분석 도구 활용이 일관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정기적 취약점 진단도 일부 핵심 서비스에 한해서만 연 1회 시행되고, 다수의 웹 서비스들은 테스트 빈도가 낮았습니다. 이는 공격자가 노릴 수 있는 취약점이 운영 서비스에 남아 있을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 모니터링 및 대응 체계 미비: 현재 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SIEM) 솔루션이나 중앙집중식 로그 모니터링 체계가 부재하여, 웹 애플리케이션 로그에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지 못합니다. 또한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행위 기반 탐지 솔루션 미도입으로 인해, 공격 발생 시 단말이나 서버 차원에서의 신속한 대응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즉, 공격이 시도될 경우 이를 빠르게 포착하고 조치할 **시야(visibility)**와 대응력이 부족합니다.
  • 보안 인력 및 조직: 전사 보안 인력은 제한적이며, 24×7 침해사고 모니터링은 외부 전문업체(SOC)에 위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웹 애플리케이션 특화 분석 인력이나 디지털 포렌식 역량은 부족하여, 정교한 웹 공격을 발견하거나 사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 패치 및 관리 프로세스: 운영 중인 웹 시스템에 대한 보안 패치는 분기별 정기 배포에 의존하고 있어, Zero-day 취약점이나 긴급 보안 이슈에 대한 신속 대응이 어렵습니다. 공격 노출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상존합니다.

이상과 같이 현재 보안 운영은 네트워크 경계 방어에 치중되어 있고, 애플리케이션 자체의 방어막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는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으면서 대안으로 약속되었던 개발 보안 강화, 모니터링 향상 등이 현실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한 현황을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전략과 실행 사이에 **갭(gap)**이 발생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에 문제된 SQL Injection 공격 시나리오를 돌이켜 보면, 공격자는 로그인 폼 등 입력 란에 악성 페이로드를 심어 쿼리를 조작하거나, 인코딩 기법으로 우회하여 악성 입력을 주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 시스템은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데이터베이스까지 쿼리가 전달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데이터베이스에서 민감 정보가 추출되었습니다. 만약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이와 같은 악성 입력을 걸러내는 필터(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또는 입력 검증 로직)가 있었다면 차단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의 Snort IPS는 이러한 공격을 탐지하지 못했고, 이상 징후에 대한 알람조차 울리지 않은 채 공격은 완료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의 보안 체계 중 *누락된 고리(missing link)*가 어디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4. 침투 테스트 결과 분석: 전략 가설의 검증

이번 모의 침투 테스트에서 드러난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은 우리 보안 전략의 약점을 구체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부재의 영향: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악의적 입력이 아무 제약 없이 서버까지 도달했습니다.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이 있었다면 기본적인 웹 공격 패턴에 대해 즉각적인 시도 차단 또는 **경고(Alert)**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실제 클라우드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 및 API 보호(WAAP) 서비스들은 새로운 변종 웹 공격에도 비교적 빠르게 룰 업데이트를 제공하여 대응합니다. 우리의 경우 이러한 웹 레벨 방어선이 없었기에 공격자가 손쉽게 웹쉘(web shell) 업로드 및 데이터베이스 접근까지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셈이었습니다.
  • 네트워크 보안 장비 한계: Snort IPS에서는 해당 공격이 탐지되지 않았는데, 이는 공격자가 우회 페이로드를 사용했거나 HTTPS 트래픽을 통해 공격을 수행했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네트워크 IPS는 패킷 레벨에서 알려진 서명 패턴 매칭을 하는데, 공격자가 이를 우회하기 위해 키워드를 분할하거나, 대소문자 변환, 특수문자 치환 등의 기법을 쓴 경우 **서명 미스(match)**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결국 IPS만으로 웹 공격 전체를 커버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 취약한 입력 검증 로직: 개발 단계에서 해당 입력값에 대한 서버사이드 검증이나 파라미터 바인딩이 구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즉, 보안 코딩 원칙 미준수로 애플리케이션 자체에 취약점이 존재했고, 이는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같은 보조 방어 없이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개발자들이 웹 취약점 예방 코딩을 철저히 했어야 하나, 현실에서는 누락되었고 사전에 발견되지도 못한 것입니다.
  • 모니터링 부재로 인한 늦은 대응: 공격 발생 당시 내부에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다가, 침투 테스트 리포트 제출 후에야 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SIEM이나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었다면 데이터베이스 쿼리 오류 로그, 비정상적인 레코드 접근 등의 징후를 수집해 경보를 울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체계가 없으므로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은 내부 테스트였지만, 실제 공격이었다면 상당한 피해 발생 후에야 발견하는 최악의 상황이 될 뻔했습니다.

요컨대, 이번 침투 테스트 결과는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는 우리의 가정이 현재 상태에서는 성립하지 않음을 입증했습니다. 전략의 전제가 된 안전장치들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솔루션마저 없으니 방어 체계에 구멍이 생긴 것입니다. 이는 현실의 공격자가 우리 시스템을 시험한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한편, 이번 사례가 특별히 드문 경우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공격은 2020년대 중반인 지금도 여전히 빈번하고 위험한 공격 기법입니다. 2024년 Edgescan Vulnerability Statistics Report에 따르면 **웹 애플리케이션의 Critical 취약점 중 19.47%가 SQL Injection(CWE-89)**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20년 넘게 알려진 취약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시스템이 방어에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실제 공격자들은 자동화 도구 등을 이용해 대량의 웹 공격을 시도하고 있으며, 적절한 방어 수단이 없는 사이트는 손쉬운 표적이 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위험으로,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면 언제든 공격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5.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에 대한 재평가: 방어 수단으로서의 역할과 한계

CISO님께서 우려하신 대로,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이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보안 동향을 고려할 때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또는 그 진화 형태인 WAAP)은 여전히 중요한 방어 계층임이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의 가치와 한계를 최신 인사이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의 방어 가치: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은 SQL Injection, XSS, 파일 업로드 공격 등 OWASP Top 10에 속하는 일반적인 웹 공격에 대해 즉각적인 차단 기능을 제공합니다.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면 벤더에서 긴급 룰 업데이트를 내놓고, 사용자 정의 규칙을 통해 우리 애플리케이션 특성에 맞는 필터링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클라우드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WAAP의 경우 위협 인텔리전스 공유를 통해 전 세계적 공격 트렌드를 학습하고 방어에 적용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따라가기 힘든 최신 공격도 어느 정도 커버됩니다. 결과적으로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은 개발 단계에서 놓친 취약점을 공격자가 악용하려 할 때 마지막 문지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격도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이 있었다면 차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유용성을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의 현실적 한계: 반면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에 대한 CISO님의 지적대로, 시그니처 기반에 치중한 솔루션은 교묘한 우회 공격이나 논리적 취약점에는 속수무책일 수 있습니다. 공격자들은 해당 솔루션의 차단을 우회하기 위해 페이로드를 URL 인코딩하거나, 구문을 쪼개어 보내거나, 정상 트래픽처럼 가장하는 기법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을 운영하려면 우리 환경에 맞는 튜닝과 유지보수가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오탐(False Positive) 문제로 서비스 장애 위험을 관리해야 하고, 상당한 운영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결국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을 도입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며, “완벽한 방어막”이 아니라는 점을 항상 인지하고 다른 보안 활동과 병행해야 합니다.
  • WAAP로의 진화: 최근 가트너 등에서 제시하는 WAAP(Web Application & API Protection) 솔루션은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을 포함하여 API 보안, 봇 차단, DDoS 완화 등을 통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애플리케이션 환경(특히 API 기반 마이크로서비스)에 맞춰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의 기능을 확장한 것입니다. WAAP는 SaaS 형태로 제공되어 초기 구축 부담 없이 필수 웹 방어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머신러닝 기반 이상 트래픽 탐지 등 지능형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우리 조직처럼 전통적인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을 꺼리던 경우에도, 필요한 기능만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WAAP 역시 기본적으로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기능을 포함하므로, CISO님 철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 타 조직의 사례: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몇몇 글로벌 기업 사례(예: 해외 선진 기업의 “WAF-less” 보안 전략)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자체적으로 대규모 보안 관제팀과 행위 기반 탐지 시스템, 자체 개발 보안 도구를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조직은 현실적으로 그러한 수준의 인적·기술적 리소스가 부족하므로, 현실에 맞는 균형감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을 완전히 배제할 것인지, 보완적인 수단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이러한 맥락에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은 공격 표면이 넓은 웹 서비스에 있어서 하나의 필수적 방어 층이라 할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으며 보안 코딩, 취약점 관리, 모니터링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효과적입니다. 이번 취약점 노출을 계기로 특정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솔루션에 대한 지나친 불신과 과신 둘 다 경계하면서, 우리 환경에 최적화된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6. 리더십 관점: “현장 검증"을 통한 전략 개선

CISO님의 리더십 아래 지금까지 추진된 보안 전략은 분명 의미 있고 높은 이상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제 여기에 더해, 현장의 검증과 피드백을 통한 전략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어록 중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다시 떠올리며, 우리 보안 전략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현장에서의 실행력임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 현장의 목소리 수렴: 보안 운영팀과 개발팀의 실무자들은 이번 침투 테스트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웹 방화벽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나왔고, 개발자는 “왜 이런 실수가 코드에 남았는지”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전략 수립 단계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현실적인 어려움(예: 개발 일정 압박으로 보안 소홀,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미도입으로 인한 불안감 등)을 반영해야 합니다.
  • 전략의 유연한 조정: 철학은 중요하지만 경직된 신념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CISO님의 보안 철학을 유지하더라도,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전략 변경이나 새로운 시도의 도입을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전히 고가의 특정 장비를 사지 않더라도 클라우드 기반 보안 서비스 활용이나 오픈소스 도구 도입 등 철학의 근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조정은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 조직 문화와 인식 제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개발팀과 운영팀 모두 보안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CISO님의 철학을 조직원들과도 공유하여, 왜 우리가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았고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안 교육 세션을 통해 최근 공격 사례를 소개하고, 개발 단계에서 각자 보안 책임을 느끼도록 독려하는 것도 리더십의 몫입니다.
  • 지속적 개선 사이클: 전략 수립-운영-피드백-개선의 PDCA 사이클을 빠르게 돌려야 합니다. 작은 침해 시도나 테스트 결과라도 놓치지 않고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세우는 민첩성이 필요합니다. CISO님이 주도하여 정기적으로 모의침투 시연이나 테이블탑 시나리오 연습을 시행하고, 전략의 허점을 찾으면 즉각 메꾸는 문화를 조성한다면 보안 수준은 점진적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핵심은 철학을 현실에 구현하는 것입니다. CISO님의 철학이 옳다면, 그것을 뒷받침할 실행 로드맵과 조직 역량을 갖추도록 방향키를 잡아주는 것이 리더십 역할입니다. 현장의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전략을 발전시키는 나침반으로 삼을 때, 우리의 보안 체계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7. 전략 보완 방향: 현실적 대안과 보강 조치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는 보안 전략을 지속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다른 보완책이 필수적입니다. CISO님께서 WAAP, RASP,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모두 도입을 꺼리고 계신 상황을 감안하여, 여기서는 가능한 절충안과 보강 조치를 몇 가지 제안드립니다. 이들은 특정 웹 방화벽 장비 자체를 들이지 않거나 최소한의 도입으로 효과를 내는 방안을 포함하며, 각 대안의 장단점을 함께 고려합니다:

  • ① 클라우드 기반 보안 서비스 활용 (선택적 기능):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웹 방화벽 장비 대신, Cloud WAAP 서비스를 부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 유명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는 트래픽을 클라우드로 우회시켜 공격을 필터링해주며, 우리가 필요한 기능만 골라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모니터링 모드로 적용하여 우리 시스템에 대한 공격 패턴을 파악한 뒤, 일정 기간 튜닝을 거쳐 차단 모드로 전환하면 오탐으로 인한 서비스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 접근법은 CAPEX 없이 OPEX로 활용할 수 있어 예산 부담이 적고, 계약 기간을 유연하게 설정해 필요 시 중단할 수도 있으므로 CISO님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CISO님 철학과의 조화: 우리의 코어 인프라에 새로운 장비를 들이지 않으면서도 외부 서비스로 보완한다는 점에서 절충안이 될 수 있습니다.)
  • ② 오픈소스 웹 방화벽 도구 도입 (ModSecurity 등): 상용 웹 방화벽을 쓰지 않더라도, ModSecurity 같은 오픈소스 웹 방화벽을 웹 서버 앞단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ModSecurity는 OWASP Core Rule Set을 통해 수백 개의 웹 공격 패턴에 대한 룰을 제공하며, Apache/Nginx 등에 모듈로 설치할 수 있어 별도 장비 없이 구현 가능합니다. 운영 경험이 풍부한 보안 엔지니어가 튜닝하면 상용 웹 방화벽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 조직에 해당 전문성이 부족하면 초기 룰 튜닝에 애를 먹거나 오탐 관리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시범 적용 후 효과를 평가해볼 것을 권장합니다. (철학과의 조화: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우리 손으로 통제한다는 측면에서 CISO 기조와 맞습니다.)
  • ③ 애플리케이션 보안 강화 대책 (웹 방화벽 대체 수단): 웹 방화벽이나 유사 방어막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런타임 보안과 코드 보강으로 취약점을 막는 방안입니다. 예를 들어 RASP(Runtime Application Self-Protection) 솔루션은 애플리케이션 내부에서 동작하며 공격 시도를 실시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라이브 패칭 기술을 도입해 취약점 발견 시 코드를 재컴파일 없이 패치하거나, 데이터베이스 쿼리에 대해 **허용 리스트 검증(allow-list validation)**을 구현하는 등 개발 측면에서의 보완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애플리케이션 성능에 영향이나 개발 부하가 있을 수 있지만, 웹 방화벽의 외부 차단 없이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목표에 부합합니다. (철학과의 조화: 외부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
  • ④ 보안 아키텍처 재설계 (장기 대책):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웹 서비스 아키텍처를 현대화하여 보안성을 내재화하는 방안입니다. 마이크로서비스로 전환하고 각 서비스 앞에 인증/권한 부여 계층을 두거나, API Gateway를 도입해 중앙에서 트래픽을 통제하는 구조를 만들면 공격 표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Zero Trust 개념을 도입하여 내부망이라도 모든 요청을 검증하고 최소 권한을 적용하면, 설령 웹이 뚫려도 중요 자산으로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이전해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보안 기능(웹 방화벽, DDoS 보호 등)**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키텍처 변경은 장시간과 비용이 드는 프로젝트이므로 단기 대책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의 보안 철학을 구현하는 보다 세련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주의: 옵션 ①~④는 각각 추가 투자나 기술 도입을 의미하므로, CISO님의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략의 목표인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이도 안전한 환경"을 달성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제시드리는 것이며, 모든 것을 다 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선택지를 열어두고자 함을 강조합니다.)

  • ⑤ 현행 전략 고수 + 부분 개선 (소극적 대응): 한편으로, 아무것도 새로 도입하지 않고 현재 전략을 고수하면서 개발 보안 교육 강화, 침입 방지 시스템 규칙 추가, 패치 주기 개선 등 부분적인 개선만 하는 선택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겪은 시점에서 이러한 미온적 대응은 같은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높습니다.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이도 보안을 지키는 기업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만큼 다른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 우리 현실에서는 부분 개선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그러므로 이 옵션은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만일 이 방향으로 간다면, 이는 사실상 Risk 수용 결정에 가까우며, 향후 유사 사고 시 큰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상 5가지 대안들을 종합해보면, 단기적으로는 ①~③의 경량 대책들 중 조합을 고려하고, 중장기적으로는 ④와 같은 구조적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CISO님의 기조를 존중하면서도 현실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절충안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 단계별 실행 로드맵 제안

다음으로, 상기 대안들을 구현하기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제안드립니다. 즉시 수행해야 할 조치와, 중기·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구분하여 제시합니다:

단기 (즉시 ~ 3개월): 긴급 대응 단계로서, 현재 드러난 취약점을 막고 가시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합니다.

  •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긴급 패치: 먼저 이번에 발견된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에 대해 코드 수정 및 패치를 완료해야 합니다. 데이터베이스 쿼리에 모든 입력을 매개변수화하고, ORM(Object-Relational Mapping) 프레임워크를 사용하거나 입력 값에 유해 문자가 섞여 있을 경우 쿼리를 실행하지 않도록 예외 처리하는 등의 코드를 반영합니다. 동일한 유형의 취약점이 다른 페이지에는 없는지 전수 점검도 병행해야 합니다.
  • 클라우드 WAAP 시범 도입: 즉각적인 방어력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WAAP 서비스를 도입하여 주요 웹 서비스 트래픽을 맡겨봅니다. 1~2개월 가량은 모니터링 전용 모드로 운영하며, 이 기간 동안 어떤 공격 시도가 들어오는지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합니다. False Positive 발생 여부도 이 기간에 점검하여, 서비스 영향 없이 규칙 튜닝을 시행합니다. 이후 안정성이 확인되면 차단 모드를 부분적으로 적용해, 위험도 높은 공격부터 걸러내기 시작합니다. (예: SQLi, XSS 등 치명적 공격은 차단하고, 나머지는 모니터링 유지)
  • 로그 모니터링 강화: 당장 SIEM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현재 웹 서버, 데이터베이스, 침입 방지 시스템 로그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임시 통합 대시보드를 구축합니다. 오픈소스 ELK Stack 등을 활용하면 몇 주 내로 구현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침투 테스트에서 놓친 패턴이나 향후 공격 징후를 모니터링합니다.

목표: **“더 이상의 데이터 유출은 없다”**는 확신을 단기 내 회복하는 것입니다. 패치와 임시 방편으로라도 방어선을 높여, 동일한 공격이 바로 재현되지 않도록 막습니다.

중기 (3개월 ~ 6개월): 프로세스 및 체질 개선 단계로서, 전략의 핵심이었던 개발 보안 내재화와 지속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 주력합니다.

  • Secure SDLC 구축: 전사 개발 프로세스에 보안 게이트를 추가합니다. 구체적으로, 코드 형상 관리 시스템(commit 시)에서 자동 **정적 분석(SAST)**을 실행하도록 파이프라인을 수정하고, 임계 취약점이 발견되면 빌드가 중단되도록 합니다. OWASP Top 10 코딩 가이드 준수 여부를 체크리스트화하여 코드 리뷰 단계에 포함시키고, 신규 입사 개발자들에게는 보안 코딩 교육을 의무화합니다. 또한 **정기적 동적 스캔(DAST)**도 분기 1회 이상 주요 웹 서비스에 시행하여, 운영 중인 서비스의 취약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합니다.
  • 보안 관제 및 대응 체계 강화: 6개월 내 SIEM 솔루션 도입을 완료하거나, 예산상 어려울 경우 기존 솔루션(방화벽, IPS 등)의 로그라도 한 곳으로 모아 상관분석을 할 수 있는 경량 솔루션을 마련합니다. 또한 현재 외부에 의존하는 보안 관제(SOC) 서비스의 SLA 재정립을 통해 웹 공격 이벤트에 대한 모니터링 범위를 구체화하고, **긴급 대응 절차(IR 플레이북)**를 수립합니다. 예를 들어 웹 취약점 공격 시도가 탐지될 경우 개발팀, DBA, 보안팀이 즉시 공조해 IP 차단 및 애플리케이션 점검에 들어가는 프로세스를 마련합니다.
  • 옵션 기술 검토 및 파일럿: 앞서 제안된 RASP나 ModSecurity 등의 기술을 소규모 서비스에 파일럿 적용하여 효과와 운영 난이도를 평가합니다. 예컨대 내부 테스트용 웹 애플리케이션에 RASP 에이전트를 설치해보고 성능 오버헤드를 측정하거나, 비업무시간대에 ModSecurity를 켜서 실제 트래픽 차단 여부를 관찰하는 식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환경에 적합한지 검증한 후, CISO님께 도입 여부를 재건의드릴 예정입니다.

목표: **“취약점은 개발 단계에서 걸러지고, 남은 위협은 운영 단계에서 포착·차단된다”**는 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이 없더라도 **다층 방어(in-depth defense)**가 이루어지도록 조직의 보안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장기 (6개월 이후 ~ 1년+): 근본적 체질 개선 단계로, 우리 시스템과 조직의 보안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투자를 진행합니다.

  • 아키텍처 및 인프라 현대화: 기존 모놀리식 웹 애플리케이션들을 필요에 따라 마이크로서비스화하고, 각 서비스에 최소 권한의 보안 조치를 적용합니다. API 중심 서비스라면 OAuth 2.0/OpenID Connect 기반의 중앙 인증체계를 도입하여 불필요한 접근을 원천 차단합니다. 또한 단계적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모색하여,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내장 웹 방화벽, API 보안, 봇 차단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이 과정에서 DevOps와 보안이 결합된 DevSecOps 문화를 정착시켜, 개발과 운영 전반에 보안이 스며들게 합니다.
  • 전문 인력 확보: 보안 전담 조직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 충원 또는 재배치를 검토합니다. 웹 보안 아키텍트를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을 교육시켜,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이도 애플리케이션 보안을 설계/점검할 수 있는 사내 전문가를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침해사고 대응 전문가를 영입하여 보안 사건 발생 시 원인 분석과 대응 조치를 신속히 이끌 수 있도록 합니다. 인력 증강이 어렵다면, 매년 일정 기간 외부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아 보안 수준을 객관 평가하고 개선하는 방법도 고려합니다.
  • 지속적인 검증 및 감사: 장기적으로 정례 레드팀/블루팀 연습을 도입해 내부에서 모의 공격과 방어 훈련을 실시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공격 기법에 대비하고 우리의 방어 전략을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또한 외부 침투 테스트도 연 1회 이상 실시하여 우리가 놓친 취약점이 없는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체계를 이어갑니다.

목표: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을 도입하든 하지 않든 항상 안전한 상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장기 단계가 완료되면, 비로소 우리 조직은 프로세스, 기술, 인력 면에서 한층 성숙한 보안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며, 특정 솔루션의 유무와 무관하게 사이버 공격에 견디는 **사이버 탄력성(cyber resilience)**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이상 3단계 로드맵은 단계별로 나누었지만 상호 보완적이며, 일부 작업은 병행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CISO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리더십 지원 하에 이 계획들이 차질 없이 수행되는 것입니다. 각 단계마다 성과 지표(KPI)를 정의하고, 예를 들어 “분기별 신규 취약점 발견 건수 감소”, “공격 탐지율 증가” 등의 지표로 효과를 측정하면서 보완해 나가기를 제안합니다.


9. 결론 및 제언

**“철학은 실행되어야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CISO님께서 견지해온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미도입 전략은 그 철학적 취지에 있어서 옳은 면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웹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사고는, 실행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전략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가르침대로, 현장의 검증을 통해 드러난 부족한 부분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일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번 취약점 발견은 실제 공격이 아닌 통제된 테스트 상황이었고, 이를 교훈삼아 대비책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으려면, 그 공백을 메울 만한 다른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동안 다소 부족했던 안전한 코딩 습관을 재정비하고, 자동화된 보안 테스트 도구들을 파이프라인에 녹여내며, 부족한 모니터링 체계를 보완하는 등의 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본 보고서에서 제시한 대응 방안들은 모두 CISO님의 큰 철학 테두리 안에서 현실적인 개선을 이루기 위한 제안들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안에는 완벽한 상태란 없고 지속적인 개선만 있을 뿐이라는 점입니다.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을 도입하든 하지 않든, 우리가 경계를 늦추는 순간 공격자는 새로운 방법으로 침투를 시도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면서도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자세입니다. CISO님의 지도 하에 이번 기회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앞으로 우리 조직의 사이버 보안 수준은 한층 더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빠르게 행동하여, “특정 웹 방화벽 솔루션 없는 보안"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및 추가 읽을거리

📷 현장 리더십 사례:
이재명 시장의 열린시장실 — 현장중심 리더십의 상징적 실천
https://x.com/Jaemyung_Lee/status/1451461913288724483

📖 이론적 토대:
“Chief Information Security Officer의 전략적 역할 정의”
— Sean B. Maynard 등 (2018)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31168444_Defining_the_Strategic_Role_of_the_Chief_Information_Security_Officer

Onibere 등은 다음과 같이 통찰력 있게 지적했습니다:
“사이버보안에서 전략적 실패는 무지 때문이 아니라, 비전과 실행 현실의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 기술 참고자료: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비교 접근” — Z. Ghanbari 등 (2015)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04416570_Comparative_approach_to_web_application_firewalls